재개발 총사업비가 140억원 늘면 종전자산 총액 3,000억원짜리 구역의 비례율은 4.67%p 떨어진다. 종전자산 5억원으로 평가받은 조합원의 분담금은 2,333만원 늘어난다. 비례율은 (종후자산 평가액 − 총사업비) ÷ 종전자산 평가액 × 100이고, 분자에서 빠진 총사업비 증가분이 종전자산 지분율대로 조합원에게 배분되기 때문이다.

부동산114는 비례율을 조합원이 기존에 가진 자산 대비 사업 후 가치가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정의하고, 100%를 넘으면 사업성 양호, 밑돌면 추가 분담금 가능성으로 읽는다고 정리한다. 다만 이 해석은 종전자산 평가액이 고정돼 있을 때만 성립한다.

탁자 위에 놓인 계산기와 도장, 돋보기

비례율은 무엇을 나누는 식인가

식은 세 덩어리로 이뤄져 있다. 종후자산 평가액은 사업이 끝난 뒤 조합원 분양분과 일반분양분을 합한 총수입, 총사업비는 공사비·금융비용·부대비용의 합, 종전자산 평가액은 조합원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부동산의 감정평가 총액이다. 한경비즈니스는 이 식을 그대로 제시하면서, 종전자산 5억원인 조합원의 권리가액이 비례율 110%면 5억5,000만원, 90%면 4억5,000만원이 된다는 예를 든다.

조합원이 실제로 내는 돈은 여기서 한 단계 더 간다. 권리가액은 종전자산 평가액에 비례율을 곱한 값이고, 분담금은 조합원 분양가에서 권리가액을 뺀 금액이다. 비례율은 분담금을 직접 정하는 숫자가 아니라 내 자산의 인정 크기를 조정하는 계수라는 뜻이다.

종전자산 평가액의 기준일도 식 안에 들어 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에 따르면 관리처분계획에 담기는 종전자산 가격은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가 있은 날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현재 시세가 아니라 인가 고시일 시점의 감정평가액이 분모에 들어간다.

공사비가 10% 오르면 분담금은 얼마 오르나

가상의 구역을 하나 놓고 계산한다. 종후자산 5,000억원, 종전자산 총액 3,000억원, 총사업비 2,000억원이고 그중 공사비가 1,400억원(총사업비의 70%)인 구역이다. 기준 상태의 비례율은 (5,000 − 2,000) ÷ 3,000 = 100.0%다. 여기서 공사비만 오른다고 보고, 종전자산 5억원·조합원 분양가 8억원인 조합원의 분담금을 따라가면 이렇게 움직인다.

공사비 인상률총사업비(억원)비례율(%)권리가액(억원)분담금(억원)분담금 증가(만원)
0%2,000100.05.0003.000
10%2,14095.34.7673.233+2,333
20%2,28090.74.5333.467+4,667
30%2,42086.04.3003.700+7,000

표를 정리하면 규칙 하나가 남는다. 조합원 한 명의 분담금 증가액은 총사업비 증가액에 그 조합원의 종전자산 지분율을 곱한 값이다. 공사비 10% 인상은 총사업비를 140억원 늘리고, 종전자산 5억원인 조합원의 지분율은 3,000억원 분의 5억원, 즉 0.167%다. 140억원 × 0.167% = 2,333만원으로 표의 값과 일치한다. 비례율을 거치지 않고도 내가 떠안을 몫을 바로 구할 수 있다.

공사비 비중이 높을수록 민감도도 커진다. 같은 구역에서 공사비가 총사업비의 70%가 아니라 85%(1,700억원)라면 10% 인상은 170억원이고, 총사업비는 2,170억원이 된다. 비례율은 (5,000 − 2,170) ÷ 3,000 = 94.3%로 5.67%p 떨어지고, 종전자산 5억원 조합원의 분담금 증가분은 2,833만원이 된다. 같은 ‘공사비 10% 인상’이라도 구역의 원가 구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아파트 단지 앞 보행로에 서서 건물을 올려다보는 40대 남성의 뒷모습

비례율 110%가 90%보다 항상 좋은가

아니다. 비례율은 분자와 분모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같은 사업에서도 다른 숫자가 나온다. 위클리한국주택경제신문은 조합원 분양가를 일반분양가의 80%에서 90%로 올리면 총수입이 늘어 비례율이 올라가지만 실제 분담금은 그대로라는 점, 종전자산가액을 낮추면 비례율이 올라가지만 역시 분담금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두 번째 경우를 앞의 구역에 대입해 검산하면 이렇다.

구분종전자산 총액(억원)내 종전자산(억원)비례율(%)권리가액(억원)분담금(억원)
기준3,0005.0100.05.003.00
감정평가 일괄 10% 하향2,7004.5111.15.003.00

종전자산을 일괄로 10% 낮추면 비례율은 (5,000 − 2,000) ÷ 2,700 = 111.1%로 11.1%p 오른다. 그런데 권리가액은 4.5억원 × 111.1% = 5.00억원으로 제자리고, 분담금도 3억원 그대로다. 비례율이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는 조합원의 부담에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비례율은 사업성의 결과값이지, 내가 얼마를 내는지를 혼자 결정하는 숫자가 아니다.

그래서 구역 간 비례율을 나란히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같은 구역에서 비례율이 달라졌다면 그 이유를 봐야 한다. 종후자산 평가액이 늘어서 올랐다면 실질이 있고, 종전자산 평가액이 내려가서 올랐다면 표기만 바뀐 것이다. 취득 단계의 세금까지 함께 따지려면 입주권과 분양권의 취득세·주택수 산입 차이를 같이 놓고 보는 편이 낫고, 준공 이후에는 재건축부담금의 면제선과 구간별 부과율이 별도로 붙는다.

재개발 공사 현장 위로 솟은 타워크레인

비례율은 언제 확정되고 언제 바뀌나

비례율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시점에 계획상의 숫자로 확정되지만, 그 값이 준공까지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총사업비는 공사비 인상, 설계 변경, 사업 기간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로 움직이고, 종후자산 평가액은 분양 시장 상황에 따라 움직인다. 식의 분자가 양쪽에서 흔들리는 구조다.

제도적 안전장치는 총회 의결 요건에 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는 관리처분계획이 조합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되지만 정비사업비가 10% 이상 늘어나는 경우에는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정리한다. 앞의 표에서 공사비 10% 인상은 총사업비 기준으로는 7% 증가(140억원 ÷ 2,000억원)라 3분의 2 요건에 걸리지 않는다. 공사비가 총사업비의 70%인 구역에서 이 요건이 발동하려면 공사비가 14.3% 이상 올라야 한다. 총회 안건에 적힌 증가율이 무엇을 분모로 한 숫자인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오래된 다세대주택 현관의 우편함과 계단 디테일

확인해볼 것

  • 관리처분계획의 종전자산 가격 기준일 — 사업시행계획인가 고시일 시점의 감정평가액이지 현재 시세가 아니다
  • 비례율이 직전 계획 대비 올랐다면 그 원인 — 종후자산 증가인지 종전자산 하향인지
  • 조합원 분양가가 일반분양가의 몇 %인지(우대율) — 비례율보다 이 비율이 실질 이익에 직접 닿는다
  • 총사업비 중 공사비 비중과 도급계약의 물가연동 조항 — 비중이 높을수록 공사비 인상이 비례율을 크게 끌어내린다
  • 총회 안건의 정비사업비 증가율이 10%를 넘는지 — 넘으면 조합원 3분의 2 찬성 요건이 걸린다
  • 내 종전자산 지분율(내 감정평가액 ÷ 종전자산 총액) — 총사업비가 늘어날 때 내가 떠안는 몫의 비율이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