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세 들어 살면서 매달 관리비에 섞여 나간 장기수선충당금은 이사 나갈 때 집주인에게 돌려받는 돈이다. 공동주택관리법 제30조는 이 돈을 해당 주택의 소유자로부터 징수해 적립하도록 정하고 있고, 관리규약에 따라 임차인이 관리비와 함께 납부했더라도 임대차가 끝나면 소유자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금액은 단지마다 다르다. 다만 시행령이 산정식을 못 박아 두었기 때문에 계산은 가능하다. 아래에서 실제 산정식에 숫자를 넣어 보면 공급면적 110㎡ 세대 기준으로 월 1만6천원에서 4만9천원, 2년 거주 기준 39만원에서 118만원 사이에 놓인다.

297원/㎡10년 수선비 40억원 가정 시 월 단가
32,680원공급 110㎡ 세대 월 부담액
784,320원2년 거주 시 반환 대상액

식탁 위에 놓인 계산기와 봉투 더미

얼마를 돌려받나 — 시행령 산정식에 대입한 금액

월간 세대별 장기수선충당금은 관리사무소가 임의로 정하는 값이 아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가 정리한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의 산정식은 이렇다.

월간 세대별 장기수선충당금 = [장기수선계획기간 중의 수선비총액 ÷ (총공급면적 × 12 × 계획기간(년))] × 세대당 주택공급면적

변수는 사실상 두 개다. 단지가 세운 장기수선계획의 수선비 총액과 우리 집 공급면적. 총공급면적 112,200㎡(공급 110㎡ 규모 1,020세대), 계획기간 10년인 단지를 가정하고 수선비 총액만 바꿔 대입하면 다음과 같다.

10년 수선비 총액월 단가(원/㎡)공급 110㎡ 세대 월 부담(원)공급 79㎡ 세대 월 부담(원)
20억원148.516,34011,740
30억원222.824,51017,600
40억원297.132,68023,470
60억원445.649,02035,210

분모가 112,200 × 12 × 10 = 13,464,000이므로, 수선비 총액을 이 값으로 나누면 ㎡당 월 단가가 그대로 나온다. 40억원이면 297.1원, 여기에 공급면적 110㎡를 곱해 32,680원이다. 계획기간이 20년으로 길어지면 같은 총액이라도 월 부담은 절반이 된다.

이 월 부담액에 거주 개월 수를 곱한 값이 퇴거할 때 청구 대상이 되는 금액이다.

월 부담액(원)2년 거주 시(24개월, 원)4년 거주 시(48개월, 원)
16,340392,160784,320
24,510588,2401,176,480
32,680784,3201,568,640
49,0201,176,4802,352,960

노후 단지일수록, 승강기와 지하주차장 같은 공용시설이 많을수록 수선비 총액이 커진다. 표의 하단 행이 그런 단지에 가깝고, 갱신계약까지 4년을 채웠다면 200만원을 넘는 사례도 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뜻이다. 관리비 고지서에서 매달 2~3만원씩 빠져나가던 항목이 목돈이 되는 지점이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세입자가 낸 돈이 아니라 세입자가 소유자 대신 낸 돈이다. 관리비 고지서에 섞여 있을 뿐 성격은 처음부터 소유자 부담이다.

아파트 승강기 앞 복도의 금속 문과 소화전함

청구 상대는 관리사무소가 아니라 소유자다

여기서 자주 어긋난다. 돈을 걷은 곳은 관리사무소지만, 반환 의무를 지는 쪽은 집주인이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는 임차인이 사용·수익하는 동안 납부한 장기수선충당금을 임대차 종료 시 공동주택 소유자에게 반환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관리사무소에 가서 돌려달라고 해도 돌려줄 근거가 없는 이유다.

거주 중에 집이 팔려 소유자가 바뀐 경우는 한 단계 더 복잡하다. 반환 의무가 현재 소유자에게 귀속된다고 보는 해석이 일반적이지만, 매매 과정에서 매도인과 매수인이 정산했는지에 따라 실무는 갈린다. 잔금일을 기준으로 전 소유자 기간분과 현 소유자 기간분을 나눠 정리해 두면 분쟁의 여지가 줄어든다. 대법원 국민참여 코너의 상담 사례도 관리주체가 임차인에게 추가 부담을 요구한 건에서 부담 주체가 소유자라는 원칙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부담 주체가 소유자라는 원칙은 공용부분의 성격에서 나온다. 승강기 교체, 옥상 방수, 외벽 도색, 배관 교체 같은 공사는 임차인이 아니라 자산 가치를 가진 소유자에게 귀속되는 지출이다. 법제처는 승강기가 설치되지 않은 동의 소유자에 대한 산정 방법을 물은 질의에서도, 월간 세대별 부담액은 세대당 주택공급면적에 비례해 일률적으로 산정하도록 규정돼 있어 관리규약으로 승강기 관련 비용을 빼고 계산하기는 어렵다고 회신했다. 공용부분의 부담이 면적 기준으로 균등하게 배분된다는 원칙이 그만큼 강하다는 이야기다.

납부확인서 한 장이 근거가 된다

청구할 때 필요한 서류는 사실상 하나다. 관리주체는 사용자가 장기수선충당금 납부 확인을 요구하면 지체 없이 확인서를 발급하도록 정해져 있다. 관리사무소에 요청하면 거주 기간 동안 부과·납부된 금액이 월별로 정리된 서류를 받을 수 있고, 이 확인서에 적힌 합계가 그대로 청구 금액이 된다.

계산을 직접 해볼 필요도 없는 셈이지만, 위 산정식을 알아 두면 확인서 숫자가 상식적인 범위인지 검산할 수 있다. 공급면적 대비 월 단가가 100원 아래거나 600원을 넘는다면 계획기간이나 수선비 총액이 특이한 단지이므로 관리규약을 확인할 만하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창구 앞에 선 40대 여성의 뒷모습

이사한 뒤에 알았다면

퇴거 정산 때 챙기지 못하고 나온 경우가 드물지 않다. 이때는 반환청구권이 언제까지 살아 있느냐가 관건인데, 민법상 일반 채권의 소멸시효 10년이 적용된다는 설명이 일반적이다. 다만 채권의 성격을 어떻게 보느냐와 기산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달리 판단될 여지가 있어, 시간이 많이 지난 사안이라면 대한법률구조공단 같은 창구에서 시효 적용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절차는 관리사무소에서 납부확인서를 발급받아 전 임대인에게 내용증명으로 청구하는 순서가 일반적이다. 임대차 종료 시점의 보증금 반환과 함께 정산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므로, 잔금 지급 전에 확인서를 미리 받아 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가장 확실하다. 보증금 자체가 제때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라면 임차권등기명령의 요건과 효력 발생 시점을 먼저 정리해 두는 편이 순서에 맞다.

이사 날 복도에 쌓인 종이박스와 슬리퍼

확인해볼 것

  • 임대차계약서 특약란 — 장기수선충당금 부담에 관한 문구가 있는지. 법령상 부담 주체는 소유자이지만 계약서 문구가 분쟁의 출발점이 된다
  • 관리규약의 요율과 계획기간 — 월 ㎡당 단가와 장기수선계획 기간을 확인하면 위 표의 어느 행에 해당하는지 바로 나온다
  • 납부확인서 — 퇴거 전 관리사무소에 발급을 요청. 월별 부과 내역과 합계가 청구 근거다
  • 거주 중 소유자 변경 여부 — 등기부등본으로 소유권 이전일을 확인해 기간을 나눠 정산
  • 정산 시점 — 보증금 반환과 같은 날 처리. 잔금이 오간 뒤에는 연락 자체가 어려워진다
  • 공용부분 공사 이력공종별 하자보수 기간과 겹치는 공사라면 장기수선충당금이 아니라 하자보수 책임으로 처리될 항목일 수 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