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준공업지역에서 공동주택을 지을 때 적용되는 상한 용적률은 250%에서 400%로 올랐다. 조건은 두 가지 숫자로 정리된다. 부지 면적 3,000㎡ 이상이면 지구단위계획 수립 대상이 되고, 그 구역의 공장 비율이 10% 미만이면 지구단위계획 없이도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다.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 내용을 담은 서울시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은 2025년 3월 27일 시행됐다.

준공업지역은 규제 구조가 복잡해 개발이 더디게 진행돼온 용도지역이다. 공장을 남겨야 한다는 산업 보전 원칙과 주택 공급 요구가 한 필지 위에서 부딪히면서, 사업자는 어떤 방식을 골라야 할지부터 막혔다. 이번 개정은 그 갈림길을 공장 비율 10%라는 단일 기준으로 정리한 것에 가깝다.

400%준공업지역 공동주택 상한 용적률
3,000㎡지구단위계획 수립 대상 최소 부지
10%지구단위계획 없이 공동주택이 가능한 공장 비율

낡은 공장 건물 외벽의 녹슨 셔터와 벗겨진 페인트

공장 비율 10%가 갈라놓는 두 갈래

서울시가 2024년 11월 발표한 준공업지역 제도 개편의 뼈대는 유형 단순화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기존 네 갈래로 나뉘어 있던 개발 유형이 두 갈래로 통합됐다. 공장 비율 10% 이상인 구역은 산업복합형, 10% 미만인 구역은 주거복합형이다. 이름이 곧 절차다.

주거복합형, 즉 공장이 사실상 남아 있지 않은 구역은 지구단위계획을 세우지 않고도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다. 종전에는 공장이 한 곳이라도 있으면 지구단위계획 수립이 따라붙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차가 통째로 하나 줄어든다. 반대로 산업복합형은 지구단위계획을 세워야 하고, 이때 대상 면적이 부지 3,000㎡ 이상으로 명확해졌다.

개발 방식의 자유도도 달라졌다. 종전에는 부지 1만㎡ 미만에서만 산업과 주거를 한 건물에 섞는 복합개발이 가능했다. 개정 후에는 부지 면적과 관계없이 사업 주체가 부지를 나눠 각각 짓는 방식과 한 건물에 섞는 복합 건축 방식 중에서 고를 수 있다. 큰 부지일수록 산업시설을 별동으로 빼는 편이 유리한 경우가 많았는데, 그 선택지가 작은 부지에도 열린 셈이다.

상한 용적률 400%는 어떤 조건에서 나오나

400%는 자동으로 주어지는 숫자가 아니다. 용적률은 기준·허용·상한 세 층으로 되어 있고, 공공기여나 임대주택 공급 같은 조건을 채운 만큼 위 칸으로 올라간다. 개정 전후를 나란히 놓으면 이렇다.

용적률 구분개정 전개정 후변동
기준 용적률210%230%+20%p
허용 용적률230%250%+20%p
상한 용적률250%400%+150%p

기준·허용은 20%p씩 올랐는데 상한만 150%p가 뛰었다는 점이 이 개정의 성격을 보여준다. 아무 조건 없이 얹어주는 몫은 소폭이고, 공공기여를 감당하는 사업장에만 큰 폭이 열린다는 뜻이다. 공공이 직접 시행하는 공공임대주택과 임대형 기숙사에는 400%가 적용되고, 공공주택사업자가 사들이는 기존주택등매입임대주택은 기본 300%가 적용된다.

여기에 한 겹이 더 붙었다. 서울시는 2025년 9월 주거지역에만 적용하던 법적 상한 용적률과 사업성보정계수를 준공업지역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서울주거포털에 공개된 시범 적용 사례를 보면, 삼환도봉아파트는 용적률이 250%에서 343%로 올라 660가구에서 993가구로 333가구가 늘고 조합원 추정 분담금은 평균 1억 7,000만원 줄어드는 것으로 계산됐다. 사업성보정계수는 땅값이 낮아 사업성이 떨어지는 구역일수록 용적률을 더 얹어주는 장치다.

용적률 400%는 상한선의 이름일 뿐이다. 실제로 몇 %를 받느냐는 그 구역이 공공기여로 무엇을 내놓을 수 있느냐가 정한다.

아파트 창가에서 동네를 내려다보는 30대 남성

창동 608번지에 대입하면 세대수는 얼마나 달라지나

제도의 크기를 실감하려면 진행 중인 구역에 숫자를 넣어보는 편이 빠르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도봉구는 창동 608번지 일대 6만 6,395.8㎡ 준공업지역에서 주택 재개발을 추진한다. 이 구역은 2026년 4월 신속통합기획 주택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됐고, 8월 정비계획 수립 용역사를 정한 뒤 9월 2일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용역 기간은 24개월이다. 20년이 넘은 건축물이 80%를 넘는 곳으로, 도봉구에서 준공업지역 재개발이 추진되는 첫 사례다.

정비구역 면적이 그대로 대지면적이 되지는 않는다. 도로·공원 같은 정비기반시설이 빠지기 때문이다. 아래는 기반시설 비율을 30%로 가정해 대지면적을 4만 6,477㎡로 잡고, 세대당 공급면적을 110㎡(전용 84㎡급)로 두어 용적률별 지상 연면적과 세대수를 계산한 값이다. 실제 계획은 층수·기부채납·주택형 구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규모 감각을 잡기 위한 추정으로만 읽어야 한다.

적용 용적률대지면적(㎡)지상 연면적(㎡)추정 세대수(호)250% 대비
250%(개정 전 상한)46,477116,1931,056
343%(삼환도봉 적용 사례)46,477159,4161,449+393호
400%(개정 후 상한)46,477185,9081,690+634호

같은 땅에서 상한 용적률 하나로 추정 세대수가 634호 갈린다. 조합원이 1,000명 안팎이라고 두면 250% 구간에서는 일반분양분이 거의 남지 않고, 400%에서는 600호 넘는 일반분양이 나온다. 분담금이 그만큼 달라진다는 뜻이다. 분담금이 어떤 식으로 계산되는지는 비례율과 공사비가 분담금을 밀어 올리는 구조에 정리돼 있다.

준공업지역 좁은 도로에 주차된 소형 트럭과 전신주

확인해볼 것

  • 구역의 공장 비율 — 10% 미만이면 지구단위계획 없이 공동주택이 가능하다. 이 한 줄로 인허가 일정이 몇 해 단위로 달라진다. 토지이용계획확인원과 구청 도시계획과 고시 자료에서 확인한다.
  • 부지 면적 3,000㎡ 기준 — 소규모 필지를 묶어 3,000㎡를 넘길 수 있는지, 넘기면 어떤 절차가 추가되는지를 함께 본다.
  • 상한이 아니라 허용 용적률 — 사업성 검토는 400%가 아니라 250%(허용)에서 출발하는 게 안전하다. 그 사이 150%p는 공공기여의 대가다.
  • 사업성보정계수 적용 여부 — 공시지가가 낮은 구역일수록 보정 폭이 크다. 서울시가 공개한 적용 사례와 우리 구역의 지가 수준을 비교한다.
  • 정비계획 용역 일정 — 창동 608번지처럼 용역 기간이 24개월이면 정비구역 지정까지만 2년이다. 조합 설립과 사업시행인가는 그 뒤 일정이다.
  • 권리 형태 — 정비구역 안 물건은 진행 단계에 따라 취득세와 주택 수 산입 기준이 달라진다. 입주권과 분양권의 세금 차이를 미리 정리해두면 판단이 빨라진다.

식탁 위에서 줄자를 펴 보는 손 클로즈업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