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기간이 끝났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면, 이사하기 전에 임차권등기명령부터 받아야 한다. 법원 결정으로 등기부에 임차권이 기재되면 짐을 옮기고 주민등록을 빼더라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그대로 유지된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반대로 등기 없이 먼저 이사하면 두 권리를 잃는다. 2023년 7월 19일부터는 임대인에게 결정문이 송달되기 전에도 등기가 가능해져, 임대인이 연락을 끊고 잠적해도 절차가 막히지 않는다.

47,343건2024년 전국 신청(집합건물) — 역대 최대
19,309건2025년 전국 신청 — 전년 대비 59.2% 감소
2023.7.19임대인 송달 전 등기가 가능해진 개정 시행일

짐을 뺀 집 창가에서 서류를 든 30대 남성

언제, 어떻게 신청하나 — 요건과 절차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에 따르면 신청 요건은 두 가지다. 임대차가 종료됐을 것, 그리고 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았을 것 — 전액이 아니라 일부만 돌려받지 못한 경우에도 신청할 수 있다. 관할은 임차주택 소재지의 지방법원·지방법원지원·시군법원이고, 임대인의 동의는 필요 없다. 첨부 서류는 임대차계약서, 해당 주택의 등기사항증명서(미등기 건물이면 건축물대장), 그리고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입증할 자료(주민등록초본, 확정일자를 받은 계약서 등)다.

재판은 변론 없이 결정으로 이뤄질 수 있고, 임차권등기명령이 내려지면 법원이 등기소에 등기를 촉탁한다. 인지대·등록면허세·송달료·등기촉탁수수료 등 절차에 들어간 비용은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다.

등기 전에 이사 가도 되나 — 순서가 전부다

안 된다. 대항력은 주택의 점유와 주민등록(전입신고)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성립하는 권리라서, 등기부에 임차권이 기재되기 전에 이사하거나 전출하면 보호가 끊긴다. 확정일자·전입신고가 만드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의 순서가 그대로 여기에도 적용된다. 등기사항증명서를 발급받아 임차권등기가 실제로 올라간 것을 눈으로 확인한 다음에 움직이는 것이 원칙이다.

과거에는 이 대목에 함정이 있었다. 임차권등기는 결정문이 임대인에게 송달된 뒤에야 할 수 있었는데, 임대인이 송달을 회피하거나 주소가 불명이면 등기가 하염없이 늦어졌고, 임차인은 그동안 이사를 못 하고 묶여 있었다. 법률신문에 따르면 2023년 7월 19일 시행된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이 구조를 바꿔, 법원의 임차권등기명령이 있으면 임대인에게 송달되기 전에도 등기 촉탁이 가능하도록 했다.

보증금을 지키는 것은 서류의 순서다 — 등기부에 임차권이 기재된 것을 확인한 다음에 짐을 옮긴다.

현관문 열쇠를 쥔 손 클로즈업

신청은 얼마나 많았나 — 3년 치 숫자

법원 등기정보광장 집계(집합건물 기준)를 보도한 조선일보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신청 건수는 4만7,343건으로 역대 최대였다. 2023년(4만5,445건)보다 4.2%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는 경기 1만2,668건, 서울 1만1,371건, 인천 8,989건 순 — 세 곳을 합치면 3만3,028건으로 전국의 69.8%가 수도권에 몰렸다. 반면 제주도민일보가 전한 2025년 연간 신청은 1만9,309건으로 전년의 절반 아래로 내려앉았다.

연도전국 신청 건수(건)전년 대비(%)
202345,445역대 최대 경신
202447,343+4.2
202519,309-59.2

급증했던 2023~2024년은 전세사기와 역전세 피해가 집중된 시기였다. 2025년의 급감은 그 국면이 지나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지만, 방향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 같은 기간 제주는 171건에서 216건으로 오히려 26.3% 늘었다. 전국 통계가 줄었다는 사실이 내 계약의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저녁 무렵 다세대주택 골목

주의할 점 — 등기 뒤에도 남는 문제

임차권등기는 권리를 보존하는 장치이지, 보증금 반환을 강제하는 장치가 아니다. 임대인이 계속 버티면 지급명령이나 보증금반환청구 소송으로 넘어가야 한다. 전세보증보험에 가입돼 있다면 보증기관에 이행을 청구하는 경로가 따로 있으므로, 전세보증보험의 가입 조건과 비용 구조를 함께 확인해 두는 편이 낫다. 보증기관이 이행 심사에서 임차권등기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아, 두 절차는 사실상 한 세트로 움직인다.

반대로 집을 구하는 쪽에게도 이 등기는 위험 신호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는 임차권등기가 끝난 주택을 그 뒤에 임차한 임차인은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를 받을 수 없다고 안내한다. 계약 전 등기부등본에서 확인할 위험 신호 목록에 임차권등기가 들어가는 이유다. 또 하나 — 임대차가 묵시적으로 갱신된 상태라면 아직 종료 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 갱신 뒤에는 임차인이 해지를 통지하고 3개월이 지나야 종료 효력이 생긴다.

책상 위에 정리된 서류 파일과 스마트폰

확인해볼 것

  • 임대차가 실제로 종료됐는지 — 묵시적 갱신 상태라면 해지 통지 후 3개월이 지나야 신청 요건이 갖춰진다
  • 임차권등기가 등기사항증명서에 실제 기재됐는지 — 확인 전에는 전출·이사하지 않는다
  • 일부라도 못 받은 보증금이 있는지 — 일부 미반환도 신청 대상이다
  • 전세보증보험 가입 여부와 이행청구 요건 — 임차권등기를 선행 요건으로 두는 경우가 많다
  • 신청·등기에 들어간 비용 영수증 보관 —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다
  • 새로 계약할 집의 등기부에 다른 임차인의 임차권등기가 있는지 — 있다면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를 받지 못한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