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세 들어 살면서 매달 관리비에 섞어 낸 장기수선충당금은, 이사 나갈 때 집주인에게 돌려받는 돈이다. 법이 정한 부담 주체가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공급면적 112㎡(전용 84㎡, 이른바 34평)에서 2년을 살았다면 단지의 적립단가에 따라 55만원에서 169만원 사이가 정산 대상이 된다. 이 돈은 자동으로 나오지 않고, 청구해야 나온다.

203원/㎡전국 평균 적립단가(2021년 6월)
628.8원/㎡국토부 조사 적정 적립단가(2017년)
10년임대차 종료일부터 청구 기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창구 카운터 클로즈업

법이 정한 부담 주체는 소유자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승강기·외벽·배관처럼 오래 쓰는 주요 시설을 나중에 교체·보수하기 위해 미리 쌓아두는 돈이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에 따르면 적립 의무는 300세대 이상 아파트, 승강기가 설치된 아파트, 중앙집중식 난방 방식 아파트 등에 붙는다. 부담 주체는 그 주택의 소유자다.

그런데 실제 고지서에서는 이 항목이 관리비에 얹혀 나온다. 관리주체가 매달 세대별로 부과하고, 그 고지서를 받는 사람은 대개 거주 중인 임차인이다. 그래서 법적 부담 주체와 실제 납부자가 어긋나고, 이 어긋남을 정리하는 조항이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1조 제8항이다. 소유자는 사용자가 대신 낸 장기수선충당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월 부과액은 정해진 식으로 계산된다. 장기수선계획 기간 중의 수선비 총액을 총공급면적과 12개월, 계획기간(년)으로 나눈 뒤 세대별 주택공급면적을 곱한다. 결과적으로 세대가 매달 내는 금액은 '㎡당 단가 × 세대 공급면적'이 된다. 전용면적이 아니라 공급면적이 기준이라는 점이 계산에서 자주 어긋나는 지점이다 — 전용 84㎡가 34평으로 불리는 이유를 짚어 두면 자기 세대의 부과 면적을 헷갈리지 않는다.

34평에서 2년 살면 얼마가 쌓이나

단가는 단지마다 다르다. 한국아파트신문에 실린 장기수선 실무자 기고에 따르면 2021년 6월 기준 전국 평균 적립단가는 203원/㎡이고, 2017년 2월 국토교통부 조사에서 산출된 적정 단가는 628.8원/㎡였다. 기고자는 사용검사 후 5년 이내 단지는 400원/㎡ 이상, 30년이 넘은 단지는 250원/㎡ 수준을 기준선으로 제안한다.

이 세 단가를 공급면적에 대입하면 거주 기간별 정산 규모가 나온다. 아래는 '㎡당 단가 × 공급면적 × 개월 수'로 직접 계산한 값이다.

적립단가(원/㎡·월)월 부과액 — 공급 79㎡(원)2년 정산액 — 79㎡(원)월 부과액 — 공급 112㎡(원)2년 정산액 — 112㎡(원)4년 정산액 — 112㎡(원)
203 (2021년 전국 평균)16,037384,88822,736545,6641,091,328
400 (신축 단지 기준선 제안)31,600758,40044,8001,075,2002,150,400
628.8 (2017년 국토부 조사 적정단가)49,6751,192,20570,4261,690,2143,380,429

공급 79㎡는 전용 59㎡, 공급 112㎡는 전용 84㎡에 대응하는 흔한 평형이다. 표에서 보듯 같은 34평이라도 단가가 203원인 단지와 628.8원인 단지는 2년 정산액이 세 배 넘게 벌어진다. 전국 평균이 적정 단가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다수 단지가 시설 교체 시점에 필요한 돈을 아직 덜 쌓아두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 적립단가는 관리사무소나 관리비 고지서의 장기수선충당금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고, 부과 면적과 단가를 곱해 보면 고지된 금액과 맞는지 검산이 된다.

이사 당일 짐을 뺀 아파트 현관에 서 있는 30대 여성

돌려받을 금액을 정하는 것은 거주 기간이 아니라, 단지가 정한 ㎡당 단가와 세대 공급면적의 곱이다.

특약 한 줄에 반환 청구가 막힌다

시행령이 반환 의무를 정해 두었지만, 이 조항은 당사자 합의를 넘어서는 강행 규정으로 다뤄지지 않는다. 이코노미스트에 실린 부동산 법률 해설에 따르면 임대차계약서에 "장기수선충당금은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특약이 들어가 있으면 그 약정이 유효해 임차인은 반환을 요구할 수 없다. 계약서 특약란의 한 줄이 2년치 수십만원을 좌우한다.

계약 단계에서 확인할 것은 두 가지다. 첫째, 특약란에 장기수선충당금 부담을 임차인에게 넘기는 문구가 있는지. 둘째, 없다면 반대로 "임대차 종료 시 임대인이 정산한다"는 문구를 넣어둘 수 있는지. 분쟁 대부분은 조문 해석이 아니라 계약서에 아무 말이 없어서 생긴다.

집주인이 바뀌었거나, 주지 않을 때

거주 중에 집이 팔려 소유자가 바뀌는 경우가 있다. 같은 해설에 따르면 소유권이 변경됐더라도 임차인은 새로운 소유자에게 거주 기간 전체에 대한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전 소유자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청구 기한은 임대차 종료일로부터 10년이다. 이사한 뒤 뒤늦게 알았더라도 기간 안이라면 청구가 가능하다.

절차는 서류에서 시작한다. 로톡에 정리된 실무 순서를 보면, 먼저 관리사무소에서 납부확인서를 발급받는다. 여기에 거주 기간 동안 납부한 장기수선충당금 총액이 기재되고, 이 서류가 청구의 근거가 된다. 실무에서는 잔금 정산 시 중개사무소를 통해 보증금과 함께 정산하는 경우가 많다. 이사 나가는 날 정산할 항목이 여럿 겹치므로 중개수수료 구간 계산과 같이 미리 표로 정리해 두면 현장에서 빠뜨리지 않는다.

임대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내용증명을 보내고, 그래도 반환이 없으면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한다. 상대가 이의신청을 하면 정식재판으로 넘어가는데 금액 규모상 대부분 소액사건으로 처리된다. 지급명령은 서류 심리만으로 진행되므로 납부확인서와 임대차계약서만 갖춰지면 부담이 크지 않다.

식탁에서 계산기로 관리비 항목을 계산하는 손

정산에서 자주 어긋나는 지점

고지서상 '장기수선충당금'과 '수선유지비'는 다른 항목이다. 수선유지비는 소모성 공용 비용으로 거주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 반환 대상이 아니다. 두 항목을 합쳐 청구하면 임대인이 전액 거절할 빌미가 된다.

거주 기간 중 단가가 조정된 단지도 있다. 장기수선계획은 3년마다 검토·조정되고 그때 단가가 바뀌면 월 부과액도 달라진다. 납부확인서는 실제 부과·납부된 금액의 합계를 기재하므로, 단가 변동이 있었다면 직접 계산한 값과 확인서 금액이 어긋날 수 있다. 이 경우 기준은 확인서다.

월세 계약에서 관리비에 장기수선충당금이 포함돼 있는지도 확인 대상이다. 정액 관리비로 묶어 받는 형태라면 세부 내역에서 이 항목이 분리돼 있는지 확인해야 청구 근거가 생긴다.

오래된 아파트 중층 엘리베이터 앞 복도

확인해볼 것

  • 임대차계약서 특약란에 장기수선충당금을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문구가 있는지
  • 관리비 고지서에서 '장기수선충당금'과 '수선유지비'가 분리 표기돼 있는지
  • 우리 단지의 ㎡당 적립단가 — 관리사무소 또는 고지서 세부내역에서 확인
  • 세대 부과 기준이 전용면적이 아니라 주택공급면적인지
  • 이사 확정 후 관리사무소에 납부확인서 발급을 미리 요청했는지
  • 잔금·보증금 정산일에 장기수선충당금 항목이 정산 목록에 들어가 있는지
  • 이미 이사했다면 임대차 종료일로부터 10년이 지나지 않았는지
  • 거절 시 내용증명 발송 → 지급명령 신청 순서와 필요한 서류(납부확인서·임대차계약서)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