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임차인이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받는 금액은 서울 기준 5,500만원이다. 조건은 보증금이 1억 6,500만원 이하이고, 경매개시결정 등기 전에 전입신고와 실제 거주를 갖췄으며, 배당요구를 제때 했을 것. 이 5,500만원은 보증금 전액이 아니라 상한선이고, 근저당이 먼저 잡혀 있으면 나머지는 순위 싸움에서 밀린다. 보증금이 1억 6,500만원에서 1억 7,000만원으로 500만원만 커져도 회수액이 800만원 줄어드는 구간이 실제로 생긴다.

최우선변제, 얼마까지 받을 수 있나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가 정리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기준으로, 소액임차인에 해당하는 보증금 범위와 실제로 먼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지역마다 다르다.
| 지역 | 소액임차인 보증금 상한(만원) | 최우선변제 금액(만원) | 보증금 대비 보장 비율(상한 기준) |
|---|---|---|---|
| 서울특별시 | 16,500 | 5,500 | 33.3% |
|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서울 제외)·세종·용인·화성·김포 | 14,500 | 4,800 | 33.1% |
| 광역시·안산·광주·파주·이천·평택 | 8,500 | 2,800 | 32.9% |
| 그 밖의 지역 | 7,500 | 2,500 | 33.3% |
맨 오른쪽 열은 보증금 상한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보장 비율이다. 네 구간 모두 33% 안팎으로 설계돼 있다. 다시 말해 소액임차인 기준을 아슬아슬하게 채운 경우, 이 제도로 지킬 수 있는 몫은 보증금의 3분의 1 수준이 상한이라는 뜻이다. 나머지 3분의 2는 확정일자에 따른 순위 배당으로 넘어간다.
요건은 네 가지다. 첫째, 보증금이 위 표의 상한 이하일 것. 둘째, 주택의 인도(실제 거주)와 주민등록(전입신고)을 경매신청 등기 전에 갖출 것. 셋째, 매매나 교환이 아니라 경매 또는 체납처분으로 넘어갈 것. 넷째, 집행법원에 배당요구를 신고할 것. 배당요구는 신청하지 않으면 순위가 있어도 배당에서 빠지므로, 실무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항목이다.
기준 시점도 함정이다. 적용 법령은 계약일이 아니라 등기부에 잡힌 최초 담보물권 설정일을 따른다. 같은 법제처 자료는 2023년 2월 21일 개정 규정을 그날 존속 중인 임대차에 적용하되, 그 전에 담보물권을 취득한 자에 대해서는 종전 규정을 적용한다고 밝힌다. 2018년에 근저당이 잡힌 집에 올해 입주했다면, 올해 기준 5,500만원이 아니라 그 시점의 낮은 금액이 적용된다. 등기부 을구의 채권최고액으로 전세 안전선을 계산하는 법에서 다룬 근저당 설정일이 여기서 그대로 기준일 노릇을 한다.

1억 6,500만원과 1억 7,000만원, 800만원이 갈린다
제도의 효과는 사례에 대입해야 보인다. 서울 소재 주택이 2억원에 낙찰됐고, 집행비용이 300만원, 선순위 근저당(2023년 2월 21일 이후 설정)이 1억 5,000만원 잡혀 있다고 두자. 배당 재원은 2억원에서 집행비용 300만원을 뺀 1억 9,700만원이다. 임차인의 보증금 액수만 바꿔가며 회수액을 계산하면 이렇다.
| 임차 보증금(만원) | 소액임차인 해당 | ① 최우선변제(만원) | ② 근저당 배당 후 남는 재원(만원) | 임차인 총 회수(만원) | 회수율 |
|---|---|---|---|---|---|
| 6,000 | 해당 | 5,500 | 0 | 5,500 | 91.7% |
| 14,000 | 해당 | 5,500 | 0 | 5,500 | 39.3% |
| 16,500 | 해당 | 5,500 | 0 | 5,500 | 33.3% |
| 17,000 | 미해당 | 0 | 4,700 | 4,700 | 27.6% |
계산 과정은 두 갈래다. 소액임차인에 해당하면 최우선변제 5,500만원이 먼저 나가고 남는 1억 4,200만원이 근저당 1억 5,000만원에 전액 배당돼 재원이 0이 된다. 임차인은 5,500만원에서 멈춘다. 소액임차인에 해당하지 않으면 최우선변제가 0이므로 재원 1억 9,700만원이 그대로 근저당으로 가고, 근저당을 채우고 남은 4,700만원이 확정일자 순위로 임차인에게 돌아간다.
그래서 보증금 1억 6,500만원과 1억 7,000만원 사이, 즉 계약 금액 500만원 차이에서 회수액이 5,500만원과 4,700만원으로 800만원 벌어진다. 보증금을 조금 더 냈는데 돌려받는 금액은 오히려 줄어드는 역전 구간이다. 반대로 보증금 6,000만원 구간에서는 같은 5,500만원이 보증금의 91.7%가 되어 제도가 가장 강하게 작동한다. 최우선변제는 금액이 정액이기 때문에, 보증금이 커질수록 보호 효과가 빠르게 희석된다.
최우선변제는 정액이다. 보증금이 커질수록 지켜주는 비율은 줄고, 소액임차인 경계선을 한 발 넘어서는 순간 5,500만원이 통째로 사라진다.
여기에 한 가지 제한이 더 붙는다. 최우선변제 금액이 주택가액의 2분의 1을 넘으면 2분의 1까지만 인정된다. 위 사례에서는 주택가액 2억원의 절반인 1억원 안쪽이라 문제가 없지만, 다가구주택처럼 소액임차인이 여러 명이면 이 상한을 인원수로 나눠 안분하게 된다. 세대가 많은 건물일수록 표에 적힌 5,500만원이 그대로 나오지 않는다.

배당 순서에서 임차인은 몇 번째인가
최우선변제를 못 받는 구간에서는 순위가 전부다. 경인일보가 정리한 부동산 경매 배당 순위는 1순위 집행비용, 2순위 소액임차보증금과 최종 3개월 임금·최종 3년 퇴직금, 3순위 당해세, 4순위 체납세금의 법정기일과 근저당권·전세권·확정일자 있는 임차인 중 먼저 성립한 권리, 5순위 이후 나머지 임금채권과 공과금, 일반채권 순이다.
임차인은 두 번 등장한다. 소액임차인 자격으로 2순위에, 확정일자 있는 임차인 자격으로 4순위에. 4순위 안에서는 확정일자와 근저당 설정일 중 빠른 쪽이 앞선다. 그래서 대항력과 확정일자를 언제 갖췄는지가 실제 배당액을 결정한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의 차이, 대항력이 다음 날 0시부터 생기는 이유를 정리한 글에서 짚었듯 하루 차이로 순위가 뒤집히는 구조다.
당해세 부분은 최근에 완화됐다. 경인일보 기사는 당해세가 임차보증금에는 우선하지 못하도록 개정된 점을 함께 적었다. 임차인의 확정일자보다 법정기일이 늦은 당해세는 그만큼 임차인에게 먼저 배당된다는 취지다. 다만 이 완화는 당해세에 한정되고, 법정기일이 확정일자보다 빠른 일반 체납 국세는 여전히 임차인보다 앞선다. 등기부에 압류가 보이지 않아도 뒤늦게 드러난 체납 국세 때문에 보증금 회수가 막힐 수 있다는 점을 같은 기사가 주의사항으로 짚었다.

확인해볼 것
- 등기부 을구의 최초 근저당 설정일 — 계약일이 아니라 이 날짜가 어느 시점의 최우선변제 기준을 적용할지 정한다
- 내 보증금과 지역별 상한선의 거리 — 서울 1억 6,500만원, 과밀억제권역 1억 4,500만원, 광역시 8,500만원. 경계선 바로 위라면 최우선변제는 0이다
- 전입신고일과 확정일자일 — 근저당 설정일보다 하루라도 늦으면 4순위 배당에서 후순위가 된다
- 같은 건물의 다른 세대 수 — 소액임차인이 여러 명이면 주택가액 2분의 1 한도를 나눠 갖는다
- 배당요구 종기일 — 경매가 진행되면 법원이 정한 기한 안에 배당요구를 신고해야 순위가 살아난다
- 임대인의 국세 체납 여부 — 등기부에 나타나지 않는 법정기일이 확정일자를 앞설 수 있어, 계약 전 미납 국세 열람이 유일한 확인 경로다
- 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 전세보증보험 가입조건과 보증료 계산은 이 순위 싸움 자체를 건너뛰는 대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