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 파이낸싱(매도인 금융)은 매수인이 잔금을 다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매도인이 그 돈을 빌려주고, 소유권을 넘기면서 매도인 이름으로 근저당을 설정하는 거래다. 개인 간 사적 채권 거래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LTV·DSR)를 직접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최근 서울 강남권 등 상급지를 중심으로 '매도인 대출 가능'을 내건 매물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고 파이낸셜뉴스는 전했다. 대출 규제가 강해질수록 제도권 금융으로 자금을 대기 어려워진 자리를 사적 금융이 메우는 흐름이다. 구조와 규제 관계, 그리고 매수인이 짚어야 할 위험을 공개 보도와 데이터로 정리한다.

2억 원25억 초과 주택 주담대 한도(규제지역)
17.7억 원보도된 29억 매매의 매도인 근저당
93.6억 원초고가 단지 매도인 근저당 사례

책상 위 부동산 서류에 펜을 올려둔 손과 도장

규제는 금융권 대출에만 걸린다. 사인 간 거래는 그 밖에 있고, 그 틈을 메우는 것이 매도인 금융이다.

셀러 파이낸싱은 어떤 거래 구조인가

절차는 대체로 이렇게 진행된다. 매도인과 매수인이 금리·상환 기한을 담은 채권·채무 계약서를 쓰고 공증한 뒤, 소유권 이전 등기와 동시에 매도인을 근저당권자로 하는 근저당을 설정한다. 근저당권은 민법 제357조에 근거한 담보 제도로, 보통은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내주며 설정하지만 개인이 근저당권자가 되는 것도 법적으로 가능하다.

당사자 간 사적 채권 거래이므로 정해진 단일 방식은 없다. 매도인이 잔금의 일부를 일정 기간 빌려주고, 매수인은 약정한 시점에 원리금을 상환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위법이 아니냐는 의문이 흔한데, 한국일보가 전한 전문가 견해에 따르면 개인 간 금전소비대차계약과 근저당권 설정 자체는 위법이 아니고, 허위 차용증이나 거래가격 허위 신고가 있을 때 문제가 된다. 금융당국도 사인 간 거래는 별도로 살펴볼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맑은 아침 서울 상급지의 고층 아파트 단지 전경

왜 25억 초과 주택에서 늘어나나 — 필요 현금부터 계산

배경에는 강화된 대출 규제가 있다. 규제지역 기준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주택 가격 구간별로 다음과 같이 제한된다.

주택 가격(규제지역)주담대 한도
15억 원 이하6억 원
15억 초과 ~ 25억 이하4억 원
25억 원 초과2억 원

보도된 29억 원 매매 사례에 이 한도를 대입해 필요 현금을 계산하면 격차가 분명해진다. 금융권 대출만 쓰면 최대 2억 원까지라 현금 27억 원이 필요하지만, 매도인이 17.7억 원을 근저당으로 잡아 잔금을 유예해주면 매수인이 당장 마련해야 할 현금은 11.3억 원으로 줄어든다.

구분금융권 대출만셀러 파이낸싱 활용
매매가29억 원29억 원
대출 · 근저당2억 원(주담대 한도)17.7억 원(매도인 근저당)
당장 필요한 현금(계산)27억 원11.3억 원

계산이 보여주듯 사적 금융은 25억 초과 구간처럼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드는 고가 주택에서 특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대출 한도가 어떤 순서로 정해지는지는 LTV·DTI·DSR 계산 순서에서 정리했다.

은행 상담 창구에서 자금 계획을 상담하는 30대 여성

규제 사각지대라는 말의 뜻

금융당국의 LTV·DSR 규제는 금융권 대출에만 적용된다. 사인 간 근저당은 그 대상이 아니어서, 같은 금액을 빌려도 규제의 산식 밖에 있다. 이것이 '규제 사각지대'라 불리는 이유다. 머니투데이는 대출 규제가 조여질 때마다 강남권 매물에서 집주인 근저당 설정이 늘었다고 전하며, 초고가 단지에서는 165억 원 거래 중 93.6억 원을 매도인이 근저당으로 설정한 사례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잠실동 59㎡ 28억6000만 원, 자곡동 59㎡ 20억 원(집주인 대출 6억 원),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27억2500만 원 대형 평형 등 매도인 대출을 명시한 매물이 서울을 넘어 상급지 전반에서 관찰된다. 규제가 조여질 때마다 이런 매물이 늘어나는 흐름은 제도권 대출 문턱이 높아진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사각지대라는 표현이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매수인 입장에서는 매도인에게 진 채무가 그대로 남고, 상환 시점과 금리 조건에 따라 부담이 달라진다. 소유권은 넘어왔지만 큰 근저당이 잡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등기부상 권리관계를 정확히 읽는 일이 먼저다. 계약 전 등기부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는 등기부등본 위험 신호에서 짚었다.

저녁 식탁에서 계산기와 서류로 자금 계획을 세우는 40대 남성

매수인이 확인해볼 것

매도인 금융이 낀 거래를 검토한다면, 공개된 정보로 확인 가능한 항목부터 점검하는 편이 안전하다.

  • 근저당 채권최고액과 실제 채무액: 등기부에 적히는 채권최고액은 통상 실제 빌린 금액보다 크게 설정된다 — 실제 상환해야 할 원금과 구분해 확인한다.
  • 상환 시점과 금리: 채권·채무 계약서의 만기와 이자율, 중도상환 조건을 문서로 확인한다.
  • 거래가격 신고의 진실성: 실거래가 허위 신고나 허위 차용증이 끼면 그때부터 법적 문제가 된다.
  • 근저당 말소 계획: 잔금 상환 후 근저당이 언제 말소되는지, 그 조건이 계약에 명시됐는지 본다.
  • 세금·자금출처: 사적 대여도 자금 흐름이 남으므로 증빙을 갖춘다.

사인 간 근저당을 규제 사각지대로 볼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 논의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관련 보도와 등기 관행의 변화, 그리고 규제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의를 함께 지켜보는 것이 좋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