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받은 집을 팔 때 양도세의 취득가액은 산 값이 아니라 상속개시일(사망일) 현재의 시가다. 상속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더라도 그 시점에 얼마로 평가됐는지가 그대로 취득가액으로 굳는다. 상속공제가 10억원까지 되니 신고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넘긴 집은, 시가 대신 공시가격으로 평가된 상태로 남는다. 몇 년 뒤 그 집을 팔 때 양도차익은 낮은 평가액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6개월상속개시일 전후 시가 평가기간
2곳감정평가 기관 수(기준시가 10억 이하는 1곳)
10억원일괄공제 5억 + 배우자공제 5억

부엌 식탁 위에 놓인 서류 봉투와 도장, 돋보기

취득가액은 상속개시일의 평가액으로 고정된다

국세청 상속재산 평가 기준은 상속재산을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로 평가하고, 시가 산정이 어려우면 보충적 평가방법을 쓰도록 하고 있다. 주택의 보충적 평가액은 공동주택가격 또는 개별주택가격, 즉 공시가격이다. 문제는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낮게 형성된다는 점이다.

상속세는 이 낮은 평가액 덕에 줄어들거나 0원이 된다. 일괄공제 5억원에 배우자공제 5억원을 더하면 10억원까지는 과세표준이 남지 않는다. 그런데 같은 평가액이 나중에 양도세 계산에서 취득가액 자리에 그대로 들어간다. 상속세에서 아낀 금액이 없는 상태에서 양도세만 늘어나는 구조가 여기서 만들어진다. 공제 조합이 어떻게 갈리는지는 상속세 일괄공제 5억원과 인적공제 조합 기준에 정리돼 있다.

평가기간은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이다. 이 기간 안에 해당 부동산의 매매·감정·수용·경매·공매가 있었다면 그 가액이 시가가 된다. 기간을 벗어난 거래도 상속개시일 전 2년 이내 또는 법정신고기한 후 9개월까지의 것이라면 재산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가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

공시가격으로 남겨두면 양도세가 얼마나 늘어나나

같은 집을 10억원에 판다고 두고, 상속 당시 신고 평가액만 바꿔 양도세를 계산했다. 보유기간 3년 미만으로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적용하지 않았고, 1세대 1주택 비과세도 해당하지 않는 경우다. 기본공제 250만원을 빼고 기본세율을 적용한 뒤 지방소득세 10%를 더한 값이다.

상속 당시 평가액(원)양도차익(원)과세표준(원)세율(누진공제)양도세 합계(원)
4억 (공시가격)6억5억9,750만42% (3,594만)2억3,651만
6억4억3억9,750만40% (2,594만)1억4,637만
8억5,000만 (감정가액)1억5,000만1억4,750만35% (1,544만)3,980만
10억 (6개월 내 매매가)000

공시가격 4억원으로 남겨둔 경우와 감정가액 8억5,000만원으로 신고한 경우의 양도세 차이는 1억9,671만원이다. 평가액이 4억5,000만원 올라가면서 양도차익이 그만큼 줄었고, 과세표준이 42% 구간에서 35% 구간으로 두 칸 내려간 효과가 겹쳤다. 실제로 상속세가 0원인 상황에서도 감정평가를 받아 신고해 양도세 약 2억원을 줄인 사례가 보도된 바 있는데, 위 표의 첫 줄과 셋째 줄이 그 구조를 그대로 재현한 값이다.

상속세가 0원이라는 말은 신고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취득가액을 공짜로 올려둘 수 있는 구간이라는 뜻이다.

다만 평가액을 올리는 선택이 언제나 유리한 것은 아니다. 상속재산 총액이 공제 한도를 넘어서면 올린 평가액만큼 상속세가 바로 붙는다. 상속세 최저세율은 10%, 과세표준 5억원 초과 구간부터는 30%다. 양도세 기본세율 구간과 비교해 어느 쪽이 낮은지, 그리고 그 집을 실제로 팔 계획이 있는지에 따라 계산이 갈린다. 취득세도 신고가액을 따라 움직인다는 점을 함께 두고 봐야 한다.

흐린 아침 1990년대에 지어진 서울 노후 아파트 단지 외경

시가로 인정되는 가액은 무엇인가

시가는 임의로 정하는 값이 아니라 인정 요건이 정해져 있다. 평가기간 안에 있는 다음 가액이 시가로 인정된다.

구분인정되는 가액조건
매매매매계약 가액특수관계인 간 거래 등 부적정 사례 제외
감정감정기관 2곳 이상의 감정가액 평균기준시가 10억원 이하 재산은 1곳도 가능
수용·경매·공매해당 결정 가액평가기간 내 결정된 것
유사 재산 매매사례같은 단지 유사 주택의 매매가액면적·기준시가 유사 요건 충족 시
시가 없음공동주택가격·개별주택가격보충적 평가방법

아파트는 같은 단지에 면적과 공시가격이 비슷한 거래가 흔해 유사 매매사례가액이 잡히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단독주택·상가·토지는 비교할 거래가 드물어 공시가격으로 떨어지기 쉽다. 감정평가의 실익이 큰 쪽은 후자다.

상속개시일부터 6개월 안에 매도가 이뤄지는 경우는 계산이 단순해진다. 그 매매가액이 곧 상속재산 평가액이 되므로 취득가액과 양도가액이 같아져 양도차익이 0원이 된다. 표의 마지막 줄이 이 경우다.

오후 햇빛이 드는 부엌 식탁에 앉아 있는 50대 여성의 뒷모습

나중에 감정받아 되돌릴 수는 없다

이미 공시가격으로 상속세 신고를 마쳤거나 신고 자체를 하지 않은 뒤, 집을 팔 무렵에 소급해 감정평가를 받아 취득가액을 올리는 방법은 막혀 있다. 2020년 2월 11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이후 취득가액은 상속 당시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평가된 가액, 즉 세무서장이 결정·경정한 가액과 일치하도록 정리됐고, 이후 판례도 소급감정가액을 인정하지 않는 쪽으로 정리됐다.

방향은 반대쪽으로도 작동한다. 시세가 뚜렷한 부동산을 공시가격으로 낮게 신고했다가 과세관청이 감정평가를 실시해 평가액을 올리면 상속세가 뒤늦게 늘어난다. 국세청은 신고가액과 감정가액의 차이를 기준으로 감정평가 대상을 선정하는데, 그 기준선이 낮아지는 방향으로 조정돼 왔다. 신고 단계에서 합리적인 시가를 잡아 두는 편이 결과를 예측 가능하게 만든다.

오래된 아파트 현관문 앞에서 열쇠 꾸러미를 쥔 손

확인해볼 것

상속으로 주택을 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라면 다음 항목을 순서대로 확인해두는 것이 실무적이다.

  • 상속개시일이 언제인지 — 평가기간 6개월의 시작점이자, 감정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한의 기준이다.
  • 같은 단지 유사 매매사례가 있는지 — 아파트라면 공시가격이 아니라 유사 매매사례가액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 상속재산 총액과 공제 한도의 거리 — 일괄공제 5억원, 배우자가 있으면 10억원. 한도 안이면 평가액을 올려도 상속세는 늘지 않는다.
  • 그 집을 팔 계획이 있는지, 언제인지 — 계속 보유할 집이면 평가액을 올릴 실익이 상대적으로 작다.
  • 감정평가 기관 수 — 기준시가 10억원 초과 재산은 2곳 이상의 평균이어야 한다.
  •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에 걸리는지 — 요건을 충족하면 위 표의 계산과 결과가 달라진다. 판단 기준은 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과 12억원 계산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취득세 신고가액 — 상속 신고가액을 따라 움직이므로 함께 계산에 넣는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