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분양 청약에서 월 25만원을 넣는다고 순위가 올라가지는 않는다. 바뀌는 건 같은 순위 안에서 줄을 앞당기는 속도다. 2024년 11월 1일부터 청약저축의 월 납입인정액이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됐고, 저축총액으로 당첨자를 가르는 구간에서는 이 2.5배가 그대로 시간 차이로 환산된다. 월 10만원으로 12년 6개월 걸리던 1500만원을 25만원이면 5년에 채운다.

평일 오전 한산한 은행 지점 창구

25만원이 바꾼 것은 순위가 아니라 속도

1순위 자격 자체는 납입 금액이 아니라 가입 기간과 납입 횟수로 정해진다. 국민주택 일반공급 1순위는 수도권의 경우 가입 1년 경과에 월납입금 12회 이상, 수도권 외 지역은 6개월 경과에 6회 이상이다. 투기과열지구나 청약과열지역이면 2년 경과에 24회 이상으로 조건이 올라간다. 매달 2만원을 넣든 25만원을 넣든 횟수가 같으면 1순위가 되는 시점은 동일하다.

금액이 힘을 쓰는 지점은 그다음이다. 1순위 안에서 경쟁이 붙으면 저축총액이나 납입 횟수로 순차를 매기는데, 이때 세는 저축총액은 실제로 넣은 돈의 합이 아니라 회차별로 인정된 금액의 합, 곧 납입인정액의 누계다. 한 달에 100만원을 넣어도 인정되는 건 상한까지고, 그 상한이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라간 것이다.

월 25만원은 순위를 바꾸지 않는다. 같은 순위 안에서 줄을 앞당기는 속도만 바꾼다.

전용 40㎡ 초과와 이하, 보는 숫자가 다르다

순차 기준은 면적으로 갈린다. 전용면적 40㎡를 초과하는 주택은 3년 이상 무주택세대구성원인 사람 중 저축총액이 많은 순으로 먼저 뽑고, 그다음이 저축총액이 많은 사람이다. 반면 40㎡ 이하는 3년 이상 무주택인 사람 중 납입 횟수가 많은 순, 그다음이 납입 횟수다.

이 구분이 실무에서 뜻하는 바는 분명하다. 40㎡ 이하만 노린다면 월 25만원은 당첨 확률에 아무 기여를 하지 않는다. 횟수만 세기 때문에 매달 최소 금액을 거르지 않고 넣는 쪽이 같은 결과를 만든다. 25만원이 돈값을 하는 건 40㎡를 넘는 주택, 즉 대부분의 실수요 평형이다. 두 시장의 선정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는 국민주택과 민영주택의 1순위 조건을 비교한 글에 정리해뒀다.

밤 식탁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는 손과 서류 봉투

저축총액 1500만원까지 몇 년 걸리나

토스뱅크는 공공분양 당첨을 위해 청약통장에 평균 약 1500만원이 저축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당첨선은 지역과 공고마다 다르므로 이 수치는 확정된 커트라인이 아니라 계산의 기준점으로만 쓴다. 목표 금액을 월 납입인정액으로 나누면 필요한 개월 수가 나온다.

목표 저축총액 (만원)월 10만원 (개월)월 10만원 (기간)월 25만원 (개월)월 25만원 (기간)단축 폭
1,0001008년 4개월403년 4개월5년
1,50015012년 6개월605년7년 6개월
2,00020016년 8개월806년 8개월10년
2,50025020년 10개월1008년 4개월12년 6개월

목표가 커질수록 단축 폭도 비례해서 커진다. 1500만원에서 7년 6개월, 2500만원이면 12년 6개월이다. 청약을 시작하는 나이를 생각하면 이 차이는 세대 하나만큼 크다. 다만 표의 기간은 한 달도 거르지 않고 상한까지 채웠을 때다. 중간에 몇 회를 건너뛰면 그만큼 뒤로 밀린다.

10만원으로 채워온 통장은 지금 어떻게 되나

이미 쌓은 금액은 그대로 유지되고, 인정 상한만 이후 회차부터 25만원으로 적용된다. 소급은 없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1월 1일 이후에 밀린 회차를 한꺼번에 넣더라도 10월분까지는 10만원만 납입한 것으로 인정된다. 시행 전 선납분을 취소하고 다시 넣는 방법도 있었지만, 취소한 선납분에는 예치 기간 이자가 붙지 않고 재납입한 금액은 소득공제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는 조건이 따라붙었다.

기존 잔액에서 1500만원까지 남은 거리를 계산하면 전환 효과가 눈에 보인다.

2024년 10월까지 납입 회차그때까지 인정 총액 (만원)남은 금액 (만원)월 25만원 전환 시 (개월)월 10만원 유지 시 (개월)
24회2401,26051126
60회6009003690
100회1,0005002050
130회1,300200820

60회를 채운 통장이라면 남은 900만원을 25만원으로 36개월, 3년 만에 메운다. 10만원을 유지하면 90개월, 7년 6개월이다. 이미 오래 넣어온 사람일수록 전환의 절대 효과는 줄지만, 당첨선에 근접한 구간에서는 몇 개월 차이가 공고 한 건의 당락을 가른다.

신도시 외곽 공공분양 아파트 공사 현장의 타워크레인

25만원이 손해가 되는 경우

세 가지 조건에서는 상한을 다 채울 이유가 약해진다. 첫째, 앞서 본 전용 40㎡ 이하만 노리는 경우다. 횟수만 세는 구간에서 추가 납입액은 순번을 바꾸지 못한다.

둘째, 민영주택만 청약할 계획인 경우다. 민영주택은 저축총액이 아니라 지역·면적별 예치 기준금액을 모집공고일까지 채웠는지를 보고, 그 뒤로는 가점제와 추첨제가 당락을 가른다. 예치금 기준을 이미 넘겼다면 매달 25만원을 넣는 것과 최소 금액을 넣는 것의 청약상 차이는 없다.

셋째, 자금 여력이 빠듯한 경우다. 소득공제 한도는 기존 24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상향됐는데, 연 300만원은 월 25만원 곱하기 12개월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상한을 넘겨 넣어도 공제는 300만원에서 끊긴다는 뜻이다. 같은 기사에 따르면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도 기존 2.0~2.8%에서 2.3~3.1%로 0.3%포인트 인상됐다. 다만 청약통장은 만기 없이 묶이는 돈이라, 넣는 금액을 늘리기 전에 그 돈이 몇 년간 잠겨도 되는지를 먼저 따지는 편이 순서에 맞다.

원룸 바닥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30대 초반 여성

확인해볼 것

  • 목표 평형이 전용 40㎡ 초과인지 이하인지 — 이하라면 금액이 아니라 횟수를 채운다
  • 내 통장의 현재 납입인정 총액 — 실제 잔액이 아니라 회차별 인정액의 누계로 확인한다
  • 무주택 기간이 3년을 넘겼는지 — 순차의 첫 칸이 3년 이상 무주택세대구성원이다
  • 공공분양만 볼지, 민영주택도 함께 볼지 — 민영은 예치 기준금액과 가점제로 기준이 바뀐다
  • 연 300만원 소득공제 요건을 충족하는지 — 요건을 못 채우면 25만원의 세제 이점은 사라진다
  • 관심 지역 최근 공고문의 당첨자 저축총액 구간 — 1500만원은 평균치일 뿐 공고마다 다르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