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은행에서 같은 금액을 빌려 같은 이자를 내도, 연말정산에서 인정되는 공제 한도는 600만원일 수도 2,000만원일 수도 있다. 가르는 것은 이자 금액이 아니라 대출 계약서에 적힌 세 가지, 상환기간과 금리 방식과 거치 여부다. 다만 그 앞에 자격 요건이 먼저 놓인다.
한도보다 자격이 먼저 걸린다
국세청 연말정산 안내가 정한 공제대상자는 "근로소득이 있는 거주자로서 과세기간 종료일(12.31.) 현재 주택을 소유하지 아니하거나 1주택을 보유한 세대의 세대주"다. 세대주가 아니어도 길이 없는 건 아니다. "세대주가 주택임차입금 원리금 상환액, 장기주택임차차입금 이자상환액 및 주택청약종합저축 공제를 받지 않는 경우에는 근로소득이 있는 세대원"도 대상이 된다.
주택 요건은 두 갈래다. 하나는 가격이다. "취득당시 기준시가 6억원 이하"여야 하고, 이 기준은 "세법개정으로 2024.1.1.이후 취득하는 분부터 5억원"에서 올라온 숫자다. 취득 시점 기준이므로 지금 시세가 6억원을 넘었더라도 살 때 기준시가가 6억원 이하였으면 요건은 유지된다. "주택가격이 공시되기 전 차입"한 경우에는 차입일 이후 최초로 공시된 가격으로 판단한다.
다른 하나는 주택 수다. "세대원의 소유 주택을 포함하여 과세기간 종료일 현재 2주택 이상"이면 공제받지 못한다. 국세청은 "과세기간 중에 2주택 이상이더라도 과세기간 종료일 현재 1주택이면 공제 가능"하다고 명시한다. 갈아타기로 한 해 동안 두 채를 겹쳐 보유했어도 연말에 한 채면 걸리지 않는다.
한도는 기간·금리·거치가 정한다
자격을 통과하면 그다음이 한도다. 국세청이 공개한 표는 네 줄이다.
|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조건 | 한도액(원) |
|---|---|
| 상환기간 15년 이상, 고정금리 그리고 비거치식 분할상환 | 2,000만 |
| 상환기간 15년 이상, 고정금리 또는 비거치식 분할상환 | 1,800만 |
| 상환기간 15년 이상 (둘 다 아님) | 800만 |
| 상환기간 10년 이상, 고정금리 또는 비거치식 분할상환 | 600만 |
차이가 큰 지점은 15년 이상 구간 안에 있다. 같은 15년 만기라도 거치기간을 두거나 변동금리를 택하면 한도가 2,00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1,200만원 줄어든다. 이 표는 "세법개정으로 2024.1.1.이후 이자상환액을 지급하는 분부터 적용"된다.
한도는 이 공제 하나만의 상한이 아니다. 국세청은 "다만,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공제금액과 주택임차차입금 원리금상환 공제금액 및 주택마련저축 공제금액의 합계액이 아래 금액을 초과할 수 없음"이라고 단서를 붙인다. 전세자금 원리금 공제나 주택청약종합저축 공제를 함께 받고 있다면 그 금액이 같은 한도 안에서 자리를 차지한다.
돌려받는 돈은 한도가 아니라 내 세율이 정한다
이자상환액 500만원을 공제받는다고 500만원이 돌아오지 않는다. 소득공제는 세액이 아니라 과세표준을 줄이는 방식이고, 줄어든 과세표준에 붙던 세율만큼만 세금이 빠진다. 청약통장 납입액 공제도 같은 구조다.
국세청이 공개한 2023~2025년 귀속 세율표는 "50,000,000원 초과 88,000,000원 이하 24% 5,760,000원", "88,000,000원 초과 150,000,000원 이하 35% 15,440,000원"처럼 세율과 누진공제를 함께 적는다. 이 표로 두 사람을 계산해 본다.
과세표준이 6,000만원인 사람은 산출세액이 8,640,000원이다. 이자 500만원을 공제받아 과세표준이 5,500만원이 되면 7,440,000원으로 내려간다. 줄어든 세금은 1,200,000원이고, 소득세액의 10%를 지방소득세로 더하면 1,320,000원이다.
과세표준이 9,000만원인 사람은 조금 다르다. 산출세액 16,060,000원이 8,500만원 구간의 14,640,000원으로 내려가 1,420,000원이 줄고, 지방소득세를 더하면 1,562,000원이다. 500만원에 35%를 곱한 175만원이 아닌 이유는 공제액이 8,800만원 경계를 걸치기 때문이다. 위쪽 200만원만 35%로 빠지고 나머지 300만원은 24%로 빠져 1,420,000원이 된다.
서류와 남는 확인
필요한 서류는 세 가지다.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증명서, 주민등록표등본, 그리고 등기부등본처럼 주택 가액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연말정산 때 회사에 낸다. 증명서는 "간소화 서비스에서 조회 가능하나, 조회되지 않은 경우 금융회사 등에서 발급 가능"하다.
국세청 안내 자체에도 단서가 달려 있다. "본 안내는 2025.7.31. 기준 등기현황에 따른 안내입니다."라는 문장이다. 맞춤형 안내를 받았다고 해서 공제 대상이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고, 그 뒤에 주택을 하나 더 취득했다면 판정 결과는 달라진다. 12월 31일 현재의 주택 수와 취득 당시 기준시가, 그리고 대출 계약서의 상환기간·금리 방식·거치 여부를 각각 확인한 다음에 한도를 따지는 순서가 맞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