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는 임차인에게 1회에 한해 2년 연장을 요구할 권리를 주고, 그 시점의 임대료 인상을 직전 계약 대비 5% 이내로 묶는다. 조문은 단순해 보이지만, "5%를 어떻게 계산하느냐"부터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사유가 무엇이냐"까지 실제 분쟁 지점은 계약 현장 곳곳에 퍼져 있다. 숫자와 법 조문 기준으로 흔히 다투는 지점을 짚어본다.

5% 상한의 계산 구조
전월세상한제의 상한율 5%는 직전 임대료를 기준으로 한다. 월세라면 직전 월세의 5%, 전세라면 직전 보증금의 5%가 최대 인상 허용액이다. 여기서 첫 번째 분쟁이 시작된다. 보증금과 월세가 섞인 반전세(보증부 월세) 계약에서는 보증금과 월세를 단일 기준으로 환산해야 하는데, 이 환산에 '전월세전환율'이 사용된다. 법정 전월세전환율은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대통령령이 정한 이율을 더한 수치로 산출된다. 기준금리가 움직이면 법정 전환율도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계약 시점마다 적용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에게 혼란을 준다.
계산 방식을 단계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계약 유형 | 상한 계산 기준 | 주의 사항 |
|---|---|---|
| 순수 전세 | 직전 보증금 × 1.05 | 신규 시세와 무관하게 직전 계약액 기준 |
| 순수 월세 | 직전 월세 × 1.05 (보증금 동결 시) | 보증금 변동 시 환산 필요 |
| 반전세 (보증부 월세) | 보증금·월세 합산 환산 후 × 1.05 | 법정 전월세전환율 적용 필수 |
또 하나의 쟁점은 지자체별 조례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상한율 5%는 상한이지, 기본값이 아니다. 조례로 더 낮은 비율을 정한 지역에서는 그 비율이 우선 적용된다. 따라서 "5%면 무조건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실수요자는 해당 주소지 기초자치단체의 조례 비율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집주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 — 다투는 지점
계약갱신청구권에서 가장 많은 분쟁이 발생하는 지점은 갱신 거절 사유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를 열거하고 있으며, 그 중 가장 빈번하게 활용되는 것이 '실거주' 사유다. 임대인 본인 또는 직계존비속이 해당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는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갱신청구권 분쟁의 핵심은 '5% 계산'이 아니라, 거절 사유의 진의(眞意)를 어떻게 입증하느냐다.
문제는 실거주 의사의 진위를 사전에 검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임차인이 집을 비워준 뒤 임대인이 다시 세를 놓는 사례들이 보도되어 왔고, 이 경우 임차인은 3개월분 임대료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규정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배상 청구를 위해서는 임차인이 직접 '재임대' 사실을 확인하고 소명해야 하는 현실적 부담이 남는다.
실거주 외의 거절 사유로는 임차인이 2회 이상 임대료를 연체한 경우, 임차인이 임대인 동의 없이 전대한 경우, 임대인이 주택을 철거·재건축하려는 경우 등이 있다. 연합뉴스가 보도한 전주 기계실 소음 사건처럼, 주택의 하자가 계약 체결 전부터 존재했음을 임대인이 숨긴 경우에는 계약 해제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도 나온 바 있다 — 이는 갱신 국면이 아닌 최초 계약 단계의 판결이지만, "임대인의 고지 의무"가 얼마나 넓게 해석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갱신 이후 신규 계약 — '시세 회복' 구간이 만드는 맥락
계약갱신청구권은 1회만 사용할 수 있다. 갱신 2년이 끝나면 임대인은 신규 계약을 시세대로 체결할 수 있다. 이 구간에서 전세 시장에 급격한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도입 초기부터 논쟁이 되었다. 갱신 기간 동안 시장 전세가가 크게 올라 있다면, 신규 계약 시점에 임차인이 부담해야 하는 보증금 상승폭은 4년치가 한 번에 반영된 것처럼 체감된다.
반대로 최근처럼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이후 관망세가 짙어지며 서울 아파트 거래가 감소하는 시장 환경에서는 전세 물량 자체가 줄거나 늘어나는 방향이 임차인의 협상력에 직접 영향을 준다. 매도 시점을 미루는 집주인이 늘면 전세 공급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고, 반대로 증여·증축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전세 물량이 줄 수 있다. 갱신 만료 시점과 시장 흐름의 조합이 실수요자의 협상 조건을 좌우하는 구조다.
또한 갱신 계약서를 작성할 때 흔히 간과되는 것이 '갱신청구권 사용 여부의 명기'다. 갱신 계약서에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여 체결한 계약임"이라는 문구가 없으면, 훗날 분쟁 시 해당 계약이 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것인지 아닌지가 다시 다툼의 대상이 된다. 이 한 줄이 향후 2년의 법적 지위를 결정한다.
확인해볼 것
- 현재 임대차 계약서에 보증금·월세 금액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는지, 반전세라면 두 항목 모두 적혀 있는지 확인한다.
- 5% 상한을 적용하기 전에 해당 기초자치단체의 조례 상한율이 5%보다 낮게 정해져 있는지 확인한다.
- 반전세 계약이라면 갱신 시점의 법정 전월세전환율을 국토교통부 또는 한국은행 공시 수치로 확인한다.
- 갱신 계약서에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여 체결한 계약"임을 명시했는지 확인한다.
- 임대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다면, 이후 해당 주택이 제3자에게 재임대되는지 주소지 열람(임대차 신고 확인)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지 따져본다.
- 갱신 만료 후 신규 계약 협상 시점이 언제인지 미리 계산하고, 그 시점의 주변 전세 시장 흐름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서 확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