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에서 보증금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장치는 등기부등본이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누구나 열람 700원, 발급 1,000원에 확인할 수 있고, 표제부·갑구·을구 세 부분만 읽을 줄 알면 위험 신호의 상당수가 계약 전에 드러난다. 전세사기 피해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세사기예방센터를 통해 계약 전 확인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HUG와 KB의 안내 자료를 기준으로, 어디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 순서대로 정리했다.

표제부 — 주소와 면적이 계약서와 같은가
표제부에는 부동산의 소재지, 면적, 용도 같은 기본 현황이 담긴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전세사기예방센터는 등기부상 표시가 실제 계약하려는 집과 일치하는지부터 확인하라고 안내한다. 다세대·다가구처럼 호수가 갈리는 건물에서는 계약서의 동·호수 표기가 등기부와 다르면 이후 보증금을 지키는 절차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건물의 용도가 주거용이 맞는지도 이 단계에서 함께 본다. 등기부는 부동산의 신분증 같은 문서여서, 이 표시가 어긋나면 이후의 모든 확인 절차가 헛돌게 된다.
갑구 — 소유자와 계약 상대가 같은 사람인가
갑구는 소유권의 기록이다. 가장 마지막 순위에 적힌 사람이 현재 소유자이고, 임대차 계약은 원칙적으로 이 사람과 해야 한다. KB의 생각 안내는 갑구의 소유자 인적사항을 계약 자리에서 임대인의 신분증과 대조하라고 권한다. 대리인이 나온다면 위임장과 인감증명까지 확인 대상이 늘어난다.
갑구에서 읽어야 할 위험 신호는 소유권에 붙은 제한이다. 압류·가압류·가등기·가처분·경매개시결정·신탁 같은 등기가 보이면 소유권 분쟁이나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 중일 수 있다는 뜻이다. HUG 안내 역시 이런 등기가 있는 집은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기 전에는 계약을 서두르지 말라고 강조한다. 특히 신탁 등기가 있다면 등기부상 소유자가 신탁회사로 되어 있는지, 임대 권한이 실제로 누구에게 있는지를 신탁원부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을구 — 근저당권과 채권최고액 계산
을구에는 소유권 이외의 권리가 기록된다. 대표적인 것이 근저당권이다.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면 근저당권이 설정되고, 등기에는 실제 대출액보다 큰 채권최고액이 적힌다. 근저당권 설정일이 내 전입신고·확정일자보다 앞서면,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그 채권자가 내 보증금보다 먼저 배당받는다.
KB 안내 기준으로 채권최고액과 내 임차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집의 현재 시세를 넘으면 이른바 깡통전세 위험 구간이다. 을구에 여러 채권자가 잇달아 등장하는 다중채무 상태나, 이전 임차인이 남긴 임차권등기가 보이는 경우도 경계 신호다. 임차권등기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이사하면서 남기는 등기이기 때문이다.
내 보증금의 순위는 등기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세입자는 집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마치면 대항력을, 확정일자까지 받으면 우선변제권을 갖추게 된다. 결국 등기부의 근저당 설정일과 내 전입신고·확정일자의 선후 관계가 경매 배당의 순서를 가른다. 다가구주택이라면 등기부에 드러나지 않는 변수가 하나 더 있다. HUG는 나보다 앞서 들어온 세입자들의 선순위 보증금 규모를 확인하라고 안내하는데, 건물 전체가 경매로 넘어가면 이들이 먼저 배당받기 때문이다.
| 구분 | 확인 항목 | 위험 신호 |
|---|---|---|
| 표제부 | 소재지·면적·용도 | 계약서와 표기 불일치 |
| 갑구 | 현재 소유자 인적사항 | 압류·가압류·가등기·가처분·신탁 |
| 을구 | 근저당권·채권최고액 | 채권최고액+보증금이 시세 초과, 다중채무, 임차권등기 |

발급할 때 놓치기 쉬운 두 가지
첫째, '말소사항 포함'으로 발급한다. 지금은 지워진 과거의 근저당·가압류·경매 이력이 함께 표시되어, 이 집과 집주인이 어떤 부채의 역사를 지나왔는지 읽을 수 있다. KB 안내도 발급 시 말소사항 포함 체크를 필수 항목으로 꼽는다.
둘째, 한 번 보고 끝내지 않는다. 등기부는 계약한 날 이후에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계약과 잔금 사이에 새 근저당이 설정되는 사례가 있어, 계약 전과 잔금 지급 직전에 각각 열람해 달라진 내용이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열람과 발급의 차이도 알아두면 좋다. 열람(700원)은 화면으로 내용을 확인하는 용도이고, 발급(1,000원)은 출력해 제출할 수 있는 문서다. 어느 쪽이든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주소만 알면 소유자가 아니어도 조회할 수 있다.
등기부등본에서 봐야 할 것은 오늘 적혀 있는 권리만이 아니다 — 계약일과 잔금일 사이에 새로 적힐 수 있는 권리까지가 확인 대상이다.
확인해볼 것
계약 전 실수요자가 확인할 항목을 체크리스트로 정리했다.
- 등기부등본을 말소사항 포함으로 발급했는가 — 인터넷등기소 발급 1,000원, 열람 700원
- 표제부의 주소·동호수·면적이 계약서와 정확히 일치하는가
- 갑구의 최종 소유자와 계약 상대(신분증)가 같은 사람인가
- 갑구에 압류·가압류·가등기·가처분·신탁 등기가 있는가
- 을구의 채권최고액에 내 보증금을 더한 금액이 시세를 넘지 않는가
- 다가구주택이라면 앞선 세입자들의 선순위 보증금 규모를 확인했는가
- 잔금 직전에 다시 열람해 계약 시점과 달라진 등기가 없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