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이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할 때 갖춰야 하는 토지 소유권 요건이 95%에서 80%로 낮아진다. 국토교통부가 2026년 4월 20일 발표한 지역주택조합 제도 개선방안의 핵심으로,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은 일반 주택건설 기준과 수준을 맞춘 조치라고 전했다. 같은 방안에서 가입 철회·환급이 가능한 기간은 30일에서 60일로 늘어난다. 확보 기준이 15%포인트 내려가면 조합이 사야 할 땅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승인 시점에 소유권이 없는 땅을 안고 사업을 시작하는 범위가 넓어진다 — 대지 1만㎡ 기준으로 그 면적은 500㎡에서 2,000㎡가 된다.
단계별 토지 확보 요건, 대지 1만㎡로 환산하면
지역주택조합은 하나의 문턱이 아니라 세 개의 문턱을 순서대로 넘는다. 조합원 모집 신고, 조합설립인가, 사업계획승인이며 각 단계마다 요구하는 권리의 종류가 다르다. 앞 두 단계는 토지 소유자에게 받은 사용승낙서(사용권원)로 채울 수 있지만, 마지막 단계는 등기부상 소유권이어야 한다.
주택법 제11조의3은 조합원 모집 신고 시 주택건설대지의 50% 이상에 대한 사용권원 확보를 요구한다. 구로구청이 정리한 설립인가 요건은 사용권원 80% 이상에 더해 소유권 15% 이상, 그리고 조합원 수가 예정 주택건설세대수의 50% 이상이면서 최소 20인 이상일 것을 요구한다. 대지 면적을 1만㎡로 놓고 각 단계에 필요한 면적을 계산하면 이렇게 된다.
| 단계 | 요구 권리 | 필요 면적(㎡) | 미확보 잔여(㎡) |
|---|---|---|---|
| 조합원 모집 신고 | 사용권원 50% | 5,000 | 5,000 |
| 조합설립인가 | 사용권원 80% | 8,000 | 2,000 |
| 조합설립인가 | 소유권 15% | 1,500 | 8,500 |
| 사업계획승인(현행) | 소유권 95% | 9,500 | 500 |
| 사업계획승인(개선안) | 소유권 80% | 8,000 | 2,000 |
이 표에서 실제 부담이 어디에 몰려 있는지가 드러난다. 설립인가 시점에 조합이 등기로 쥔 땅은 1,500㎡뿐이고, 사업계획승인까지 현행 기준으로는 8,000㎡(95%-15%)를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개선안이 적용되면 이 추가 매입분이 6,500㎡(80%-15%)로 1,500㎡ 줄어든다 — 감소폭은 18.75%다. 사용승낙서를 받아둔 땅도 결국 값을 치르고 등기를 넘겨받아야 한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80%로 낮추면 남는 20%는 어떻게 되나
승인 요건을 낮춘다고 나머지 땅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주택법 제22조는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사업주체가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에 대해 3개월 이상 협의를 거친 뒤 시가로 매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현행 구조에서는 이 매도청구 대상이 5% 미만, 1만㎡ 대지라면 500㎡ 안쪽이다. 요건이 80%로 내려가면 같은 대지에서 매도청구로 처리해야 할 면적이 최대 2,000㎡, 즉 4배가 된다.
기준을 낮추는 명분은 여기서 나온다. 한국경제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관련 주택법 개정안을 상정하면서 과도한 소유권 기준이 이른바 '알박기'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남은 5%를 쥔 소유자의 협상력이 절대적이 되는 구조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보도는 서울 지역 착공 현장이 11곳에 그칠 만큼 사업이 정체돼 있다는 점, 사업지 내 토지 소유자를 조합원으로 받는 '지주조합원 제도' 도입이 함께 논의됐다는 점도 전했다.
뒤집어 보면 조합원 입장에서 감수해야 할 몫도 같이 커진다. 매도청구는 협의와 소송을 거치는 절차이고, 그 기간과 시가 산정 결과는 조합의 사업비에 그대로 반영된다. 승인 시점에 확정되지 않은 토지가 4배로 늘어난다는 것은 착공 시점과 분담금 규모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뒤로 밀린다는 뜻이다. 분담금이 용적률·공공기여 같은 변수로 어떻게 갈리는지는 1기 신도시 재건축 분담금 구조를 뜯어본 글에서 다룬 적이 있다.

토지 확보 요건을 95%에서 80%로 낮추는 일은 조합이 사야 할 땅을 줄이는 게 아니라, 값이 정해지지 않은 땅을 안고 승인을 받는 범위를 4배로 넓히는 일이다.
가입 철회 60일과 대행사 등록제
제도 개선방안에서 가입자 쪽에 직접 걸리는 항목은 철회 기간이다. 가입 초기 단계에서 사업 가능성을 판단할 시간을 주기 위해 탈퇴와 환급이 가능한 철회 기간이 30일에서 60일로 늘어난다. 정책브리핑이 함께 밝힌 나머지 항목은 조합 운영의 투명성 쪽에 집중돼 있다.
| 항목 | 개선 내용 |
|---|---|
| 가입 철회 기간 | 30일 → 60일 |
| 업무대행사 | 등록제 도입 |
| 공사비 | 전문기관 검증 의무화 |
| 회계·정보공개 | 회계감사 및 공개 범위 확대 |
| 총회 | 온라인 총회·전자투표 보조 수단 도입 |
| 의결권 대리 | 배우자·직계존비속으로 범위 제한 |
의결권 대리 범위를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으로 좁히고, 조합원 재산권에 영향을 주는 안건의 의결정족수를 강화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회계·법률 자문과 사업성 분석을 제공하는 조합 지원기구도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정책브리핑은 법률 개정을 상반기 중 추진하고 하위법령과 표준지침은 그 뒤에 마련한다고 밝혔으므로, 각 항목이 실제로 언제부터 적용되는지는 시행일과 경과규정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동의율과 절차 요건이 사업 유형마다 어떻게 다른지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의 동의율 75% 기준을 정리한 글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뚜렷하다.

확인해볼 것
- 지금 이 조합이 어느 단계에 있는가 — 모집 신고(사용권원 50%)인지, 설립인가(80%+15%)인지, 사업계획승인 신청 직전인지. 단계마다 요구되는 권리의 종류가 다르므로 '토지 80% 확보'라는 문구만으로는 어느 쪽인지 알 수 없다.
- 사용권원과 소유권을 구분한 수치 — 조합원 모집 신고서에는 확보 면적과 확보 비율을 적게 돼 있다. 사용승낙서 기준 비율과 등기 기준 비율을 각각 확인한다.
- 고지된 확보율과 실제 확보율의 일치 여부 — 모집 당시 고지한 수치와 실제가 다르면 계약 취소와 분담금 반환을 다툴 근거가 된다.
- 가입 철회 기간의 기산일 — 30일이 적용되는지 60일이 적용되는지는 개정 법률의 시행일과 계약 체결 시점에 따라 갈린다.
- 미확보 대지의 위치와 면적 — 20%가 부지 한가운데인지 가장자리인지에 따라 설계 변경과 공기 지연의 크기가 달라진다.
- 업무대행사의 등록 여부와 공사비 검증 기록 — 등록제와 검증 의무가 적용되는 시점 이후 계약인지 확인한다.

